20190825 복학생 in 디젤매니아
무기력하고 누워있기 좋아하고 우울하기만 한 내가 성취감을 가진다는 건 일생의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사케 원정대에서 3박 4일 음주파티를 벌이고 다시 살아난 우울증에 너무 힘들었었다.
그 이후로 책도 음식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울면서 정신과를 찾아갔었다.
하지만 진료시간이 끝났고 집에 가면서 또 울었다.
울면서 집에 가는 길에 문득 까맣게 먹구름 끼던 머리속이 개운해졌다.
기쁜 날도 있으면 이렇게 불행한 날도 있는거지
그날 바로 헬스장과 요가를 등록했다.
머리속에 부정스러움이 가득 찼지만, 러닝머신은 지겨워, 요가는 근육통이 괴로워, 한달 도 못버틸껄
마음속 어디선가 샘솟는 강함이 느껴졌다.
러닝머신을 달렸다. 그냥 달렸다.
요가를 했다 아팠다.
의미 따윈 두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냥 운동 하는거지뭐
그냥 하니까 하는거
연느님도 그려셨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거지
우리는 모든 것에 얼마나 의미 부여를 해왔고 의미가 달라질 때 얼마나 혼란을 느꼈던가?
이상하다 행복해야 하는데, 행복의 느낌이 이렇게 아무런 느낌이 아닌 걸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내 안의 내가 결정할 일 뿐이다.
몸에 변화가 왔다.
기뻤다.
예전엔 동네 산책도 숨이 차고 짜증 났는데,
죽도록 힘들었던 자세가 쉬워졌고
약속이 잡히면 몇 시간 전부터 걸어 나갔다.
이 세상 모든 언어와 의미의 뜻은 약속일뿐
각각이 느끼는 바는 다르다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도착하면 너무 뿌듯했다.
내가 싫어질 틈이 많이 줄어나갔다.
미인은 아니지만 땀 흘리는 내가 예뻤다.
10시에 자고 7시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상기 시키자면 내가 대견했지만 귀찮아하지도 행복하지도 않고 일상으로서 받아들였다.
이게 이렇게 좋은 건지 몰랐다.
평화롭다. 무던하다
잠이 안오던 그 기나긴 밤은 나를 자책하기 바빴고 늦은 오후에 앉아서 또 나를 비난했었다.
그렇지만 지난날의 내가 밉진 않았다.
옛날 같으면 심장 아프고 온몸은 무겁고 그래서 잠만 잤을텐데 이젠 심장도 안 아프고 숨 쉬는 것도 편하니까 정말 좋구먼
그래왔기 때문에 이렇게 평화로운 것을 느낄 수 있는게 아닐까?
오래 했으면 좋겠다.
오래오래 밥도 잘 먹고 운동도 하면서 건강했으면 좋겠다.
알고 싶었다 점점 발전하는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지
산은 왠지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를 땐 지옥 같고 답답해서 온갖 욕을 하게 되지만
꼭대기에 오르면,
비로소 전체가 보인다.
바람에 걱정거리가 씻겨나간다.
힘들게 올라왔던 것이 힘들어왔던 것이 거짓말처럼 아무렇지 않아진다
내 자유가 비로소 소중할때 남의 자유도 소중한 것이야
산에 오길 잘했어 말로는 알아도 마음으로는 알수 없었거든
안되면 되는거 해라
- 어떻게 안 피곤하세요? 내가 말했잖아 한계를 스스로 만드는 거라고
- 다 잘될꺼야 말고 망하면 어때 𝙎𝙎𝙄𝘽𝘼𝙇 해보자 이쪽이 더 위로가 된다
- 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인생을 지배한다
- 삶은 자기 자신을 찾는 여정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만드는 과정이다
- 지난 실수를 잊어라. 실패도 잊어라. 자신이 할 것을 빼놓고 전부 잊어라 그리고 그 할 일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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